ENJOY curry+OTTO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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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년전 나는 이쁜 아들을 낳았고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일욜이면 부침개나 카레로 아침을 챙겨 주시던 아버지... 엄만 가끔 일욜도 일 가시고 나이 차이가 있는 언니들은 결혼하고 오빤 군에 가고.. 둘만 있을 땐 늦게까지 자는 나에게 식사 당번은 아버지셨습니다. 카레로 싱크대는 엉망이지만 노란 카레에 김치로 한 끼 배 부르게.. 자연스레 우리 아이들도 카레엔 김치가 짝꿍이 되었죠!! 설거지만은 안하셨던 아버지, 노란 카레물이 밴 그릇을 씻는 건 내 담당. 지금도 카레 먹은 설거지를 하면 아버지가 기억납니다.
제가 태어나고 자란곳은 경남거제의시골입니다 어릴때는 과자도 먹기힘들고 일반적인 가정식외에는 별달리 특별한 음식을 먹어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던중 제가살던곳보다 조금더 번화가인 읍소재지의 국민학교로 전학을 가게되었고 그런데 그곳은 급식이란것을 하고 있었습니다 급식 메뉴에 카레라이스라는 메뉴를 보게되었습니다 처음보는 음식 이름에 의문이 들었고 "뭘까" "무슨 맛일까?"그 카레라는 음식이 제공되는날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카레라이스라는 음식이 제공되는 날이 왔고 그날 점심때 먹었던 카레의 맛은 정말 저에게는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처음 카레를 접한건 초등학교 5학년 1970년쯤 가사실습의 날이었습니다. 카레 담아 먹을 그릇을 설레이던 마음으로 나름 예쁜 그릇을 챙겨 갔지만 일품요리라 생각 못하고 반찬 접시를 가져가 넓은 접시에 우아하게 먹는 친구들이 내심 부러우면서 처음 먹는 카레의 맛과 향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 후로도 카레는 놀러가서나 아이들 키울때 반찬없이 뚝딱해주는 요리로서 지금은 학교 영양교사로 있으면서 세계음식 체험의 날로 인도카레 베트남카레 일본식카레 태국식카레등 다양하게 색을 입은 카레요리를 해주며 처음 먹었을 땨의 카레 맛을 떠올리곤 합니다
영혼의 동반자인 제 남편과의 소개팅 자리가 카레를 파는 식당이었습니다.결혼후 남편이 당시에 카레는 생전 처음 먹어봤다며 신기한 맛이었다고 하더라구요.그때부터 맞벌이 하는 우리 부부의 주말 식사는 오뚜기 카레였습니다.일주일에 한번 먹으니 별미인데다가 살림초보였던 제게는 너무 간편식이었거든요ㅎㅎㅎ 이젠 된장찌게도 순두부도 하는 14년차 직장부인겸 직장맘이지만 우리 부부에게 오뚜기카레는 첫만남과 신혼을 추억하는 별미음식이네요^^
사업에 실패하고 오랫동안 방황하며 가족을 힘들게 했던 아빠를 많이 원망하고 대화도 거부한채 마음의 벽을 쌓고 있었어요. 아빠와의 갈등속에서 함께 식사도 하지 않았던 가족들은 지옥같은 날들을 견디고 있었죠. 그러던 아빠가 늦은 나이에 건물관리직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시면서 먼저 가족에게 화해의 손을 내미셨죠. 어느날 아빠가 오뚜기카레로 밥상을 차리시고는 가족들을 불러모으셨어요. 처음에는 아빠와 함께하는 식사가 어색해서 분위기가 냉랭했지만 오뚜기카레를 함께 먹으면서 눈가는 어느새 촉촉히 젖었어요. 오뚜기카레는 가족을 하나로 만들었어요.
일본 어학연수 시절 엔화가 1600원대까지 치솟아서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도 늘 부족했습니다. 더이상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기도 죄송했기에 그저 돈을 아끼고 아껴 어렵게 생활했습니다. 주신 용돈으로 일본에 있는 한국 마트에 가서 오뚜기 카레를 잔뜩 사다가 거의 2-3일에 한번꼴로 먹었습니다. 저렴하고 맛있는 카레는 그 어떤 음식으로도 대체가되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엄마가 보내주신 김치를올려서 먹으면 일본에서도 한국 음식이 전혀 생각안날 정도로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타지생활을 버티게 해준 고마운 음식이 바로 오뚜기 카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