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JOY curry+OTTO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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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지고 하루가 끝나갈때 아파트 단지는 어머니들의 음식향으로 가득찹니다.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혹은 생선굽는 비릿하면서 고소한 향까지 집집마다 다르져. 어릴적 태권도끝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부터 오늘저녁은 뭘까 늘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카레를 끓인날은 엘리베이터가 열리기전부터 알수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집에서 만든 카레는 세상에서 가장 향긋하고 맛있었으니까요.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여름 해질녘 땀에젖어 집에와서 샤워하고 상쾌하게 가족과 함께먹던 카레를요. 식사가 끝나면 거이다 저문 여름 노을 풍경까지도요.
1년에 200 일 이상을 해외 국내 출장을 다닌다 힘든 몸을 이끌고 금요일 저녁 집안에 도착하면 문 밖으로 흘러나오는 카레냄새가 나의 식욕과 피로를 풀어주면서 와이프와 가족의 정을 느끼게 해준다 오늘은 어떻게 먹을 까? 밥, 치킨, 등 기대한다 오늘은 일요일 저녁 와이프에게 카레 해달라고 졸라야 겠다..
카레는 만들기도 부담없고 만들어서 내 놓으면 없어보이지도 않고 누구나 좋아하기에 어깨가 으쓱해지는 요리입니다 아무 반찬 없이도 먹을수 있고 ... 김치만 있어도 황홀한 맛... 기분이 별로일때 입맛이 없을때도 안성맞춤이죠 그래서 아이 엄마들에겐 친정엄마 같은요리죠 만만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간편하지만 맛있는... 단체요리에서도 아주 적격입니다 그래서 카레는 아무곳에서나 위로를줄수있는... 받을수 있는... 따뜻한 엄마같은 요리 입니다
중,고,대학교, 모두 학교 기숙사에 몸 담고 살아온 내 청춘의 시간들... 기숙사라는 공간적 요소와 경제적 운영 방침으로 어쩔 수 없이 카레를 항상1주일에 한번 이상은 만나야 하는 것이 지긋지긋한 운명이었다. 취업후 사회에 뛰어 들면서 카레는 내 삶에서 점점 잊혀 졌지만, 수 많은 업무로 지친 날들이 계속 되면서 다시금 가성비 값인 카레와 만나게 되었는데... 학창 시절 앴딘 교복을 입으며 식당에서 같이 왁자지껄 떠들며 밥을 먹고 있는 친구들이 보인다. 직장에서 돌아와 서둘러 카레는 만드는 젊은 날의 어머니도 보인다.
밥 한번 하지 않고 결혼한 내게 맞벌이하면서 살림을 한다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결혼 초반에는 가까이 사는 친정 엄마께서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그러던 중 큰아이를 임신하고 1년 육아 휴직에 들어왔습니다. 육아휴직 후 처음으로 한 요리가 카레라이스였습니다. 쉬울 것 같았던 카레가 그리 쉽지만 않았습니다. 각종 야채 넣고 고기도 볶아넣어 카레를 완성했습니다. 퇴근 후 귀가한 남편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카레라고 칭찬해주었습니다. 그 이후 요리책을 보고 하루에 하나씩 요리를 했습니다.카레는 제게 신혼의 맛이었습니다
대학교 입학 후 첫 자취를 시작했을 때 카드를 잃어버려 돈이 똑 떨어졌던 때가 있습니다. 냉장고에는 김치뿐이었고 배는 고파오고 너무 서러웠는데 찬장에 있던 오뚜기카레를 발견하고 바로 데워서 엄마표 김치와 한 끼 챙겨먹었어요. 그 한 끼가 얼마나 고맙던지. 제 마음의 허기까지 채워준 오뚜기카레는 제게 위로와 추억으로 기억되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