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JOY curry+OTTO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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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양은냄비에 돼지고기 간 것, 감자, 양파. 당근 썰고 마가린 한 숟가라 크게 떠서 '' 00아~ 와서 볶아라~''하면 '오호! 카레구나!'였습니다. 엄마 곁에서 숟가락 휘저으며 ' 타면 쓴맛 난다~ 투명해질 때까지 볶아야 해. 그리 휘저으면 으깨진다'는 지침을 받고 볶고 있으면 이윽고 양재기물에 곱게 풀어진 카레물이촤아~ 들어갑니다. 들러붙지 않게 가끔 저으면 카레 냄새가 카레카레~ 하고 퍼지고요. 그제서야 오빠와 남동생은 부엌으로 오며 ''어! 카레네!'' 하며 좋아라 했습니다. 그 카레 맛, 지금은 왜 안 날까요?
7살차이나는 막내동생을 나으러 엄마가 병원갔을때 휴가중인 아빠랑 매일 외식을 하게 되었습니다.그당시 어린나이였지만 매일 비슷한 반찬에 집에서 먹는 밥이 지겨워었지요. 그래서, 엄마가 9일간 병원에 입원해있을때 아빠가 아침은 빵이나 씨리얼로, 점심은 학교 급식으로, 저녁은 집근처 가까운 식당을 돌며 외식을 했지요.처음은 너무 맛있고 즐거웠는데 일주일이 됐을쯤 아빠랑 저도 외식이 지겨웠죠.그래서, 장을 보고 투박한 손으로 듬성듬성 채소를 썰어 양 조절이 안되어 물이 한가득 카레 한냄비를 끓여 먹었던 아빠랑 첫끼인 식사가 기억나요
우리집은 일곱식구가 함께 사는 보기 힘든 대가족이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함께 계신 덕분에 친척들은 방문이 잦았고 원래 식구도 많은터라 우리집은 남들 국냄비가 찌개용, 곰솥이 국냄비였다. 그래서 우리 엄마는 카레를 만들 때도 큰 곰솥에 한냄비 가득 보글보글 끓였다. 그리 부잣집은 아니어도 손도 크고 남들에게 항상 베풀며 사는 엄마라 그 큰 곰솥에 끓인 카레도 얼마가지 않아 바닥이 보였다. 앞집에 한대접, 뒷집에 한대접 퍼주고 온 가족에 한그릇씩 먹고나면 그만이었다. 지금도 가끔 그때 그 북적거리며 먹던 곰솥카레가 그립다.
저랑 저희 엄마는 음식에 대한 텔레파시가 매우 잘 통하는 편입니다. 학창시절, 제가 뭔가를 먹고 싶다고 생각하고 집에 가면 항상 그 음식이 있었죠.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카레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대로 고기는 크게 많이, 감자도 듬뿍, 당근은 조금, 카레는 오뚜기 분말 카레 매운맛으로. 저희 엄마의 레시피이자 제가 너무 좋아하는 조합이에요. 이 절묘한 조합의 카레를 제가 먹고 싶을 때 집에서 딱 마주치는 맛은 정말로 오래 잊지 못하는 감동을 줍니다.
평생 일을 하시면서도 우리 남매에게 허투루 음식을 해주신 적은 없었어요. 30여년 전... 가게의 구석진 방에서 야채와 고기를 깍둑썰어 마가린에 볶던 향이 아직도 기억나요. 따로 그릇에 카레가루를 개어 두셨다가 금새 뚝딱 근사한 카레라이스를 만들어주셨죠. 엄마가 만들어주시던 카레를 설레이며 기다리던 제가 어느새 임신을 해서 출산을 앞두고있네요. 제 딸에게도 제가 만들어주는 음식들이 추억의 요리가 되겠죠??
35년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창원공단에 있는 자동차부품회사 사무실에 잠깐 알바로근무한적이 있었는데, 점심은 사장부터 사원까지 전직원이 사내식당에서 먹었다. 어느날 점심메뉴로 난생처음으로 먹어본 카레~~~~ 처음엔 향이 강해 비위에 안 맞는듯 하다가 두숟갈 세숫갈 먹다보니 향에 맛에 푹 빠져 맛있게 먹었던 오뚜기카레~~ 그래서 지금도 늘 잊을수없는 그때 먹었던 그카레맛에 일주일에 두번 정도는 꼭 오뚜기카레를 만들어먹고있다.